
탄소가 돈! 기후테크에 바로 투자할 10선
글로벌경제 정상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서는 매년 세계 정치지도자와 경제계 전문가들이 모여 앞으로의 방향과 리스크를 공유하고 해법을 논의한다. 최근 몇 년간은 '경제'보다도 '환경' 단어들이 더 자주 등장해 마치 환경정상회의를 보는 듯하다. 올해에는 세계 경제 리스크 10가지 중 1위부터 4위가 내리 '기후변화 완화 실패' '기후변화 적응 실패' '자연재해와 극단적인 기상 현상' '생물 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로 환경 특히, 기후변화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큰 틀에서 보면 정치와 경제를 아우르는 전 세계 전문가들이 '기후·환경'을 향후 10년 이내 인류의 가장 큰 위험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이는 시대적 요구가 된 ESG를 한층 앞당기는 녹색분류체계 6가지 와도 거의 일치한다...

필자는 환경부와 공기업, 지자체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기업인에게 환경과 기후변화, ESG에 대해 자문하곤 한다. 한 기업은 현재 투자하는 기술이 돈이 될지 아닐지에 대해 컨설팅 용역을 맡겨봤지만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진행 중인 기술 중 3개는 보류하고 2개만 집중할 것을 권했다. 1년 후, 해당 기업 대표는 자문대로 하길 정말 잘했다며 집중 투자한 2개 기술이 발전 속도도 빠르고 시장진입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게 시장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은 환경과 기후변화, ESG를 아우르는 기후테크가 경제의 핵심이다.
기후변화 국제 규범의 흐름과 국내 분야별 목표, 규제, 투자자의 요구, 전문가 견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금 투자해야 할 기후테크 산업 10가지를 예측해본다.
첫 번째는 바이오다. 농축수산 분야의 기후변화 유발물질 배출 비중은 24%나 된다.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에 의해 하수찌꺼기, 음식물쓰레기,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은 2025년부터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바이오가스를 최대 80% 이상 의무 생산해야 한다. 두 번째는 쓰레기다. 이제 쓰레기의 자원순환이 고부가가치 원부자재로 '녹색화학'의 출발이 된다. 감량과 재활용을 이끌 기술, 폐비닐·폐플라스틱에서 액상 연료나 청정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2026년부터 생활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기에 더 서둘러야 한다. 세 번째는 수소와 암모니아다. 바야흐로 수소 시대가 열렸다. 일례로 SK인천석유화학은 올해 11월부터 액화수소를 본격 생산한다. 암모니아는 수소의 대체재이자 기후테크의 강력한 블루칩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설비효율을 증대시키는 업파워링도 함께 도약할 것이다. 네 번째는 스마트·디지털화다. 물, 대기, 기후문제 등을 통합적으로 감시 예측,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미래 농업도 디지털에 근간한 스마트팜이 이끌고 있다. 0.01ppm 이하 초순수 물 산업도 시장이 크다. 다섯 번째는 전기차와 배터리, 충전시스템이다. 유럽연합이 전기차 배터리 주요 원료 재활용을 의무화한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폐배터리 재활용이 이슈다.
여섯 번째는 제조 공정상의 변화기술이다. 세계 탄소 배출량의 7%나 차지하는 철강 생산에 수소환원제철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 시장이 연간 2000억 원이 넘는다. 시멘트, 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공정까지도 대폭 바꿀 기술이다. 일곱 번째는 수송 분야다. 모빌리티, 화물, 열차, 선박, 항공 등 화석연료 없는 이동장치와 플랫폼 대혁신이 가장 빨리 이뤄질 분야다. 여덟 번째는 건물이다. 단열, 에너지 이용 다변화에 정보통신기술(ICT) 관리, 스마트에코 시티로 인해 도시가 확 달라진다. 아홉 번째는 CCUS다. 탄소 포집-활용-저장의 약자로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처리하는 기술로 중장기적으로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다. 열 번째는 DAC다. CCUS 기술 중 하나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수집하는 기술을 뜻한다. 0.04%에 불과한 아주 낮은 농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선별해 포집하기에 정밀함이 요구된다.